김영옥 시인이 첫 시집을 낸 것은 50세 되던 2004년이었다. 김 씨의 어려운 형편을 아는 여고 동창들이 모아 준 돈으로 출판한 시집이었다. <따뜻한 풍경 속으로>, 외롭고 가난한 삶을 이어가는 자신의 지질한 모습을 원색적으로 노출하기 싫어 정반대로 붙인 제목이라고 했다. 시집에 담긴 염원이 현실화된 것일까. 첫 시집을 낸 이후 김 씨는 두 아들이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남편 역시 각종 문화센터에 강의를 나가는 등 조금씩 생활이 나아지기 시작했단다. 56세에는 두 번째 시집 <어머니와 콩잎>도 출간했다. 하지만 김 씨는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펴낸 첫 시집에 훨씬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