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지산리 詩篇'은 그곳에서 살며 쓴 시들을 모은 것이다. 그는 "바야흐로 불교의 선(禪)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라고 했다. '바람의 넋을 풀어 밤을 지키는 풍경소리/ 걸음을 놓을 때마다/ 뒤뚱이며 따라붙는 그림자 하나/ 내 것이면서 내 것이 아닌 흔적들이/ 잠시 멈칫거린다 (중략) 다가갈수록 멀어지던 산이/ 이제야 내 속에 들어와 앉는다'(92쪽). '산'이 시와 불교를 겹쳐 말하는 듯하다. 권기호 문학평론가는 "그의 시 속에는 선적 침묵이 주는 울림이 있다"고 평하고 있다.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