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교 시인의 이번 시집 주제는 다시 바리데기다. 1971년 첫 시집 '비리데기 旅行의 노래' 때의 비리데기 혹은 바리데기 그대로다. 넋두리라면 누구라서 그 오랜 시절 품어 올 수 있었을까. 시란 무엇인지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시인은 ""예부터 간절한 것들, 또 점점 간절해진 것들이 소리 리듬 노래가 됐다. 생명의 리듬부터 세상 모든 것이 노래가 돼야 한다. 그게 바로 시""라고 했다.
이번 시집의 바리는 과거의 바리는 아니다. 설화에서 비롯됐지만 시인이 등단 후로 꾸준히 형상화해 온 바리다. ""현대의 거리를 걷는 바리데기가 돼야 한다""는 게 시인의 말. 구원을 향한, 혹은 구원을 위한 바리의 길에는 시인의 삶도 포개진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 구체성의 리듬을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바리가 걸어간다/마음 떨며 바리가 걸어간다//휘날리는 저물녘 속 저 등불/찢어진 페이지 사이 미처 닦지 못한 저 눈시울/눈물자욱도 짙어라, 저 황금빛 옷고름'이라고 표현한 시 '서면'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시집에는 혜화동, '은포역'으로 표현된 부산역, 하단 등 시인이 살아온 공간, 걸어온 구체적 삶들이 점점이 박혀 있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