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애숙 시집. 권애숙은 짧은 서문에서 ‘너머라는 역을 끊임없이 만들며 세상의 무대를 달군 이여, 오래 흔들린 통점들은 흔적조차 전설이 된다’고 말한다. 흔적은 과거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미래까지도 이어지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이며 지금의 아픔이며 미래의 영광까지, 이 모든 것은 흔적이 된다. 많이 아플수록 지독한 흔적으로 남고 그것은 때로 역사에서 전설이라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아픔’을 유독 많이 말한다.
시평을 쓴 박성현 시인은 권애숙의 시를 두고 “스스로 자신의 내적 상흔을 뒤틀면서 절실함과 절박함을 만들어내고, 여기서 뽑아낸 문장들은 익숙한 것들을 재배치해 여지없이 낯설게 축조한 것”이라며, 그의 문장에는 그가 이렇게 창조한, “연민과 그리움으로 충혈된 통증들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출처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