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은 시집 '얼룩을 읽다'(책펴냄열린시)에서 숙명의 존재를 내세워 솔직함을 과시한다. 바로 아버지다. 시인은 시집에서 30년 전 세상 떠난 아버지와 화해를 시도한다. 시인에게는 '연 사흘쯤 사라졌다 돌아오는 날이면 지하 단칸방에 날선 회오리가 일'('바람개비' 중)던 애증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이번 시집은 아버지를 용서하는 시도""라는 게 시인의 말.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된 걸까. 시인은 '자식에게 먹일 끼니를 파종하는 젖은 발자국/두엄 무게에 휘청거렸을 젊은'('돼지감자를 캐며' 중) 아버지를 이해하고, '돌무덤 만들고 빈 지게를 지고 오시다가/소쩍소쩍 염병하다 오살할 년 돌아보'('칠성무당벌레' 중)는 아버지의 슬픔을 어루만진다.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