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으로 사진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수우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붉은 사하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시인의 행로는 오랫동안 사하라 사막에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시집을 열자 사막이 펼쳐진다. 1부에서는 붉은 모래가 날리고 입 속에 그 모래들이 서거서걱 씹힌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는 시인의 시는 우리들에게 푸른 바다가 변한 '붉은 사하라'를 선물하고 우리는 그 사막을 베개처럼 베고 누워 다시 숨쉬는 바다를 꿈꾼다. 2,3,4부가 탐구하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의 삶은 바로 이 '사이'의 힘에 의해 생성되는 것들에 의한 실체들이다.
이처럼 김수우의 시는 사막의 상상력에서 시작하여 현실의 상상력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근원에 대한 탐구에 바쳐진다. 그의 시에는 과도한 절망의 사치스러운 수식도 없고 고통에 대한 엄살도 없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긍정되고 포용되는 정신, 굳이 일반화된 언어로 말한다면 지극한 사랑이라고 해야만 할 마음이 있다. [출처 한국작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