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아킴 시인의 첫 시집이자 2003년 신인상 등단 수상시집이기도 한『가야산 호랑이』는 시인의 삶과 궤를 같이 하는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당시 서른을 넘긴 나이까지 살면서 느꼈던 그리고 고민했던 일들을 촘촘하게 기록한 자서전과도 같은 이 책은 생의 부끄러웠던 순간들과 괴로웠던 시간들, 희망으로 가슴 부풀었던 일들을 소박한 시어로 형상화하여 삶의 파편들을 마치 실처럼 꿰어놓았다. 시집 전반부에는 시대의 통찰에서 오는 시적 참여를 통해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모순들을 상징적으로 표출하고 있으며, 후반부에는 그의 유년시절 고향의 원형을 탐색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흔적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시가 진정으로 사람들에게 빛이 되고 빵이 되는 그 순간을 위해 그의 첫시집은 이제 독자들에게 작은 말걸기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