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화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미안하다, 마음아』가 천년의시 0079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인간 본연의 욕망과 고통을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인간의 금기된 욕망을 강렬한 언어로 자유롭게 구사하는 시 쓰기는 이번 시집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시인은 때로 무언가에 홀린 듯 불연속적으로 중얼거리는 화자를 시의 전면에 내세우며 문장과 문장, 행과 행간의 의미 단절을 만들어내어 매끄러운 서사의 흐름을 파괴한다.
이러한 분열과 파괴적 양상은 화자의 내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환기시켜 주는 동시에 낯설고 신선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해설을 쓴 공광규 시인은 “남정화는 인간 본연의 욕망과 존재론적 고통을 강렬한 어휘에 실어 시의 화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안한다.
그의 시는 완전 해독되지 않지만, 문장과 행간을 통해 시인의 의도를 추정할 수 있게 한다. 서사 파괴가 오히려 문장에 긴장을 준다. 일부러 사물이나 사건을 표현과 유착시키지 않는다. 대상과 표현을 미끄러뜨려 독자의 상상 공간을 넓혀준다. 시인의 진술 전략이겠지만, 이것이 남정화 시의 묘미다.”라고 평했다. 자유로운 시점의 이동이나 분열된 주체로 인하여 시는 '혼돈'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혼돈은 우리로 하여금 둔한 상상력을 일깨워 주어 하나의 강렬한 이미지 혹은 감각으로 수렴되는 매혹적인 언어를 만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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