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남 시의 개념이 불확정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김춘남의 시는 우리 삶의 진실에 이르는 다양한 길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시집 『달의 알리바이』는 시와 삶의 조우 과정에서 얻은 진중한 깨달음을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로 펼쳐놓는다.
베이비부머 세대로 태어나 줄곧 부산에서 살아온 토박이 시인은, 시가 삶과 괴리된 언어예술이 아니라 인간 생의 심연을 성찰하는 본연의 형식임을 이해하게 한다. 그의 시는 사적 사연을 진술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물과 장소를 객관적 형태나 - 「동상동」의 “혹처럼 자리한 동네”나 「산복도로」의 “곡선과 경사”의 “고지대 가슴”이라는 표현과 같이 - 시적 알레고리로 육화하는 방식으로 형상화된다. [출판사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