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산향 작가의 동화
열세 살 경민이는 요즘 들어 괜히 엄마한테 짜증이 나고, 예전이랑 달라진 것 같은 아빠가 싫다. 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 짱인 민철이 패거리와 어울리며 청소 당번도 빼 먹고, PC방에도 들락거린다.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게 다 ‘사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빠는 고리타분한 옛날 옛적 이야기를 하며 잔소리만 늘어 놓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경민이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엄마랑 단둘이 살던 그때로, 새로 생긴 다정한 아빠와 소풍 가던 그때로, 자기를 쏙 빼닮은 동생 지민이가 갓 태어난 그때로.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던 어느 날, 아빠가 갓난쟁이 지민이를 부르던 그 소리에 경민이의 마음이 굳게 닫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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