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수의 수필집 『조선낫에 벼린 수필』. 서태수 작가는 일상의 강이 그냥 흘러가도록 두지 않는다. 흘러가는 강 속에 손을 넣고 있다가, 한순간 날랜 손으로 ‘일상의 조각’을 잡아챈다. 그렇게 손아귀에 잡힌 조각은 날이 바짝 선 조선낫처럼 벼려져 날카로운 수필이 된다.
작가의 글은 조선낫처럼 읽는 이를 긴장시킨다. 그 이유는 시조의 율격과 고차원적 비유, 풍부한 어휘력에 있다. 3·4조의 시조 율격으로 글을 바짝 달군다. 고차원적 비유로 힘껏 두드려 글이 식상해질 틈을 주지 않는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은 작가는 ‘강생이’, ‘꽃쌈놀이’ 등 사라져 가는 토박이 단어들로 글에 정감을 더한다.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소재도 쉽게 풀지 않으려는 작가의 노력이다. (출판사 책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