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새마을운동과 도시의 산업화가 한창이었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삼 남매의 이야기다.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떠난 엄마. 엄마 없는 빈자리는 홍이, 연이, 걸이 삼 남매에게 무척 크기만 하다. 한겨울에 밥하고 빨래하랴 손이 부르튼 연이, 고기 구경하기가 힘들어 고기 대신 산에서 메추리알을 가져온 홍이, 돈 없는 집안 형편을 알기에 속마음을 감추는 걸이는 지지리 가난하고 불편한 것투성이였던 1970년대 농촌 아이들의 삶과 고민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딱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도 슬프지 않고 연일 미소가 나오는 것은 아이들의 마음이 부자이기 때문이다. 야무지면서도 천방지축인 홍이, 투정 없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연이, 독립심을 길러 가는 걸이는 가난을 탓하지 않고 씩씩하게 성장해 나간다. 홍이, 연이, 걸이 삼 남매가 바르게 자랄 수 있었던 건 사람에게서 나오는 끈끈한 가족애, 정겨운 이웃, 남매의 우애 덕분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동화는 온몸 가득 따뜻한 기운을 전하며 우리가 잃어 가는 아름다운 마음들을 전달한다.[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