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송 시인의 시조집 『바람 변주곡』은 제목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듯이, 시조의 보편적 경향인 자연서정의 전통이 어떻게 시인의 개성과 어우러져 변주를 이끌어내는지를 보여준다. 해설을 쓴 우은진(시조시인, 문학평론가)은 “정해송 시조 역시 확연한 변모, 단절, 전환, 이탈 등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는, 그러한 변주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형식미학 측면에서 정해송 시조는 기본적으로 정형 율격을 강직하게 지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정형 율격이 체화된 듯 자리 잡고 있는 바탕 위에 감각적인 이미지를 빚어내는 감성적 호흡을 쌓아감으로써, 정해송 시인은 자신만의 정형미학을 구축해 가는 동시에 서정적 시선의 변주를 자연스럽게 빚어내고 있다.”라고 평했다.
정해송의 시조는 변주의 과정 안에서 자연과 인간의 화해와 친교,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의미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시조의 진화된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바람 변주곡』이 전통적 자연서정의 변주를 통해 개인 차원에서의 문학적 성취를 넘어 현대시조의 둘레와 지평을 넓혀 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의 시조가 우리 시조시단을 더욱 풍성하게 하리라는 기대는 더 이상 바람이 아닐 것이다. 정해송 시조의 가능성이 곧 현대 시조의 가능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