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동문학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소민호 선생이 그 다라국을 배경으로 동화 한 작품 지어 냈네요. '다라국 소년 더기'입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은 한솔이라는 아이입니다. 한솔이는 여름방학 때 할머니 집에 놀러 가서 합천박물관에 들렀다가 박물관 뒤 고분이 있는 잔디밭에서 파란 녹이 슨 동전만한 쇳조각을 줍습니다. 이 쇳조각은 신비로운 물건이어서, 쇳조각을 문지르자 낯선 소년이 한솔이 앞에 나타납니다. 1500여 년 전 다라국의 철기방(쇠로 무기나 농기구를 만드는 곳)에서 일하던 더기입니다. 놀라고 신기한 일입니다.
거기서 한솔이는 쇠 다루는 일을 배우며 다라국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주변국들과 어떻게 싸웠는지, 그 때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등등을 보게 됩니다. 한솔이가 특히 잊지 못할 일은 더기와 함께 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 장식과 금관을 만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솔이는 다라국이 신라의 침략을 받아 멸망당하고, 다라국 왕이 자기가 만든 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슴 아픈 사건을 목격합니다. 그 뒤 현실 세계로 돌아온 한솔이는 일본에 약탈당한 왕관을 되찾아 제자리로 돌려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소 선생이 이 동화를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지요? 그의 뜻은 "빼앗긴 자존심을 되찾자"는 것입니다. 일본 박물관에 있는 다라국 왕관처럼, 우리 문화재, 우리 유물들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고도 가만히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자존심을 빼앗긴 꼴이라는 겁니다. 자존심 없는 사람을 어찌 사람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우리의 혼이 배어 있을 빼앗긴 유물들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놓음으로써 자존심을 되찾자는 것이지요.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