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구수한 동시의 국물 맛
오선자 동시인의 4번째 동시집이 선을 보였다. 생활 주변의 친근한 소재들을 반짝이는 이미지로 살려내는 저력이 시집 속에서 묻어난다.
""길 아닌 길/ 들어섰다.// ""빵 빵 빵-.""/ 소리쳐도/ 열리지 않는 길// 이 일을 어쩌나,/ 이 일을 어떻게 하지?// 다시 되돌아오면서// 엄마는/ ""그래,/ 되돌아갈 줄도 알아야지.""/ 하시며 웃으신다."" ('되돌아오면서'에서)
요즘 아이들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만 배운다. 달려가는 라인 위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가차 없이 부수어 버리는 것도 배운다. 빛살처럼 반사되어 되돌아오거나 벽 앞에 머물며 기다릴 줄을 모른다. '되돌아갈 줄도 알아야지.' 어른들의 올곧은 사랑이 필요한 시대임을 시사한다. [출처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