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만 시집. 최진만 시인은 시에 대한 열의가 뜨겁다. 창신대 문창과 교수로 있을 때 처음 최 시인을 만났다. 이미 시인으로 등단도 하고, 사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굳이 부산에서 마산까지 시를 공부하겠다고 문창과로 왔다.
최진만 시인의 시는 연륜의 깊이가 느껴진다. 부산에서 마산으로 시 공부를 하려 다녔던 것에서 보듯 그의 시도 매사가 탐구적이다. 그만큼 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인다. 젊은 시절부터 생에 대한 학구적 태도로 연륜의 깊이를 더하며 농익은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이번 시집이 아닌가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재화 획득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로 밥을 먹는 일이 아닐진대 시 쓰기는 여기餘技로, 생의 장식적인 치장 정도로 치부한다.
최진만 시인이 시로 사는 사람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왜일까.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시는 최 시인에게 최고의 가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최 시인에게 시 쓰기는 삶과 분리되는 것 같지 않다. 그를 시로 사는 사람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많은 시인들이 있지만 시인이라고 그런 느낌을 잘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최 시인에게 시가 밥이 되지는 못 한다. 그런데도 시가 자신의 전부인 양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진만 시인의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것은 시간의 밥이라는 포획된 생의 역설 혹은 아이러니라는 통찰이다.
- 해설 중에서 -
이상옥(시인, 중국 정주경공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