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등을 통해 문단생활을 하게 된 시인 손순미의 『칸나의 저녁』. 자신이 탕진한 삶과 문학에게 미안하다고 고백하면서 시라는 공양을 바치고 싶다고 말하는 저자의 첫 번째 시집이다. 아주 사소한 일상의 사물에서조차 시다운 힘을 찾아내 보여주면서 경험의 전율 속으로 빨아들이는 시 60편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부재, 결핍, 해체, 그리고 죽음 등으로 이미 단단히 자리 잡은 어두운 내면 영역의 집요함과 어두움을 실질적이고 객관적 세계에 단단히 비끄러매려는 시적 사유의 시도를 긴장감 있게 펼쳐나간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