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라면,아니 문학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신념은 있다.나에게도 신념이 있다.이 신념은 집단이 부여한 선험적인 것도 아니고,이론에 매료되어 여기에 작품을 재단하는 것도 아니다.무슨무슨 주의에 빠져서 경계를 긋거나,과도하게 연대를 외치지도 않았다.실눈 뜨고 밑바닥에 떨어진 삶의 부스러기를 보려는 사람이면 이해할 수 있는 감성비평이 나의 신념이다.인간은 신이 아니다.아무리 점잖을 떨어도 허위가 은폐되어 있기 마련이며,이것이야말로 가장 문학적 감성의 진앙지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나의 비평은 출발한다.완성된 신을 지향하지 않고,가장 현실의 치졸한 인간을 발견하려는 인간에 대한 비평이 내가 생각하는 감성비평이다.(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