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복 평론가는 총 4부로 나뉜 커다란 테마 속에서, 시인과 작품을 동시에 일컬을 수 있는 시의 ‘태동’을 느끼고, 나아가 창조적 비평으로 나아간다. 이 책은 고영, 김선태, 최서림, 최두석, 김상미 시인 등 한국 시단의 든든한 나무들을 호명하여 울창한 숲을 이루게 한다. 그 웅숭깊은 비평의 그늘 속에서 따뜻함을 불어넣는 평론가의 목소리는 새롭고 귀하다. 이 책은 비평을 통해 인간적인 위안으로 나아가는, 더불어 존재성을 희미하게 느낀다고 말하는 저자의 고백이다. 작품과 감성이 만날 때의 ‘호응’을 넘치지 않게 잘 담아낸 이 비평들은, 한 시인의 의식으로 나아가는데 큰 디딤돌이 된다. 저자가 말하는 ‘창조적 비평’이란, 한마디로 주관적 비평이며 시인의 의식에 저자의 의식을 동조시킨 의식비평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의미 유추에만 지나지 않고, 시라는 본질의 아름다움과 사람이라는 존재에 동시에 다가선다. 그 맥락이, 곧 ‘연민의 시학’이며 시를 둘러 걸어 나가는 새로운 비평의 목소리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