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만물이 다 신기하고 경이롭지만,/ 그중에 나는 꽃을 보면 행복해진다/ 때가 되면 눈보라 속에도 꽃을 피워/ 모든 이를 설렘에 빠지게 하는 설중매가/ 그렇고 씨앗을 멀리 보내려 민들레 꽃받침이/ 변해 갓털 되어 멀리 날아가는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신기하다./ 이른 봄 도시의 보도블록 사이에 해맑게 웃는/ 민들레를 보면 가슴이 찡하게 요동을 친다./ 삼동三冬을 견뎌낸 작은 씨앗, 생명의 끈기에/ 놀라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햇살을 잡아당기며/ 봄을 기다리는 작은 들꽃의 힘,/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움, 찬사를 보내고 싶다./ 봄부터 철철이 피고 지는 모든 꽃을 보면/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워 넋을 빼앗기기 일쑤다./ 산과 들에 피어나는 작은 꽃도 다 이름이 있다./ 언제 누가 지어준 이름인지 알 수는 없지만/ 꽃마다 색깔도 모양도 다른 게 향기 또한 저/ 나름의 특색을 나타내 나를 황홀경에 들게 한다.
― 안행덕, 책머리글 <꽃을 보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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