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의 첫번째 청소년 소설.
『얼음꽃을 삼킨 아이』은 1970년대에 십대를 보낸 한 소녀의 아픈 성장 이야기다. 가족사와 시대사라는 양 축을 배경으로 삼아 학교와 가정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 보여주며 억압된 정치사회 현실 속에서 성장을 유보하거나 거부하는 인물들의 반성장 정서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끝끝내 살아 있음으로 세계의 폭력과 타락에 맞서는 자들이 어머니와 딸이라는 점에서 생의 긍정을 놓지 않으려는 작가의 모성적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타락한 세계가 휘두르는 억압과 폭력에 맞선 개인의 참혹한 삶의 진정성에서 오는 또 다른 감동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