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형준 평론가의 첫번째 평론집.
이 책은 미투의 가해자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출가의 작품을 부분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또 그 문장들과 충돌하고 있다. 저자의 평문은 미투 운동 이전에 발표한 글이지만 비평가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기 위해 이 부분을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자기 성찰이 부재한 지역/문학이 어떻게 추락하고 분열될 수 있는지를 사유하고 있다. 결국 저자는 지역/문학이 문화적 응전을 통해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와 맞서 싸우면서도, 또 다른 부당한 권력의 사용자가 되지 않는지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며, 그것이 지역/문학이 가야할 진정한 길이라 말한다. 우리는 모두 문학과 삶, 분투와 분열, 그 가파른 칼날 위에 서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