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작가는 전작 『부끄러움들』에서 부산 고유의 지역색을 잘 녹여낸 작품을 선보였던 정영선이 다시 한 번 독자들을 부산으로 초대한다. 작품의 무대는 산복도로에 자리 잡은 돼지국밥집. 엄마의 동성애와 그로 인한 이혼. 엄마 아빠는 갈라서고 주인공 은수는 할머니가 오랫동안 혼자 꾸려온 돼지국밥집으로 거처를 옮긴다. 갑작스럽고 느닷없는 변화에 은수는 혼란스럽고 두렵다. 타인의 시선이 두렵고, 자신에게도 동성애자의 피가 흐를까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스스로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두렵다. 그 두려움은 언뜻 물컹해 보이지만 꽤 구체적이고 쫀득한 것이기도 하다. 소설은 은수의 자아의 혼란 등을 잘 담아내고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