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태어나 2017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온 정성환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당신이라는 이름의 꽃말』. 이 시집은 외롭고 고독했던 삶의 톱니바퀴가 따뜻한 세계를 향해 남은 시간을 굴리려고 할 때 태어난 것 같다. 사소한 ‘나’와 ‘당신’이라는 존재가, 사실은 누군가의 전부이자, 삶에 있어 제 몫을 해야 하는 커다란 존재였음을 알아차리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토록 빠르고 신속한 현대 사회 속에서 귀중한 발견이고, 그 발견이 비춘 시인의 발자취는 적막하였기에 시마다 더 긴 여운이 맴돌기도 한다.
사랑하는 일이 하루 세끼 먹는 일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하는 시인의 삶은 이미 오랫동안 지속해온 생활의 양식이기도 하다.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을 흔하디흔한 것을 새롭게 발명해내는 시인의 관찰력이 돋보이기도 하다. 한 시절 피고 지는 봄날의 꽃들처럼 금방 끝나는 것도 있지만 시인은 오래 불러주고 싶은 당신이라는 이름의 꽃말을 헤아린다. 살아서 불러줄 수 있는 말, 그렇게 이름이 더 오래 남겨진 이 시집은 따뜻한 꽃밭의 현장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