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째 이곳 섶자리를 지키며 살아 온 아버지 박성호는 염전을 일구며 살아가던 어린 시절과 동국제강의 위용이 대단하던 90년대의 기억만을 안고 살아간다.
그에 반해 어머니 최분희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숨 가쁘게 살아간다.
90년대 도시개발의 바람 속에 섶자리 역시 아파트 건설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곳을 지키려는 아버지와 각자의 꿈과 신념 속에 살아가는 자식들은 이곳을 떠난다. 어부인 막내 수혁과 장남이자 작가인 수문은 부모님의 곁을 지키며 함께 이곳에서 살아간다. 떠나간 자식들이 언젠가는 돌아 올 것이란 기다림에 늘 아랫목에 더운밥을 묻어두는 어머니와 항상 대문을 열어두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수문은 자신의 기억 속에 흐릿하지만 가슴에 박힌 순간들을 떠올리며, 단란했던 또는 불행하다 여겼던 시절의 가족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언젠가 가족이 함께 모두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