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소식이 오고가고 경의선 철도와 경원선 철도연결을 위한 남북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통일염원의 간절함으로 한반도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그 일환으로 DMZ에서는 통일줄땡기기 행사가 기획되어 평강마을에서 펼쳐진다. 한편 군으로 복귀하지 않은 일명 ‘피리부는 사나이’의 행적을 좇아 군 미복귀자나 탈영병을 찾아다니는 DP의 추적이 평강마을의 줄땡기기현장까지 쫓아오게 되고 통일줄굿에 참가한 줄땡기기의 고장 대동마을 출신의 중장은 DMZ에서의 긴박했던 이야기를 고향마을에서 풀어낸다. 지뢰제거용으로 투입된 아프리카산 주머니쥐의 탈출로 인해 DMZ 일대는 난리가 나고 통일줄댕기기행사는 위기를 겪는데...
기획의도
부산에서 출발하는 통일열차를 타고 서울을 거쳐 개성으로 평양으로 신의주로, 원산으로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는 마음이 더없이 간절한 시기이다. 그러나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은 내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더디기만 하다. 온갖 그릇된 뉴스와 편견들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옛날 독일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의 선의는 왜곡되고 배척되어 비극을 초래하고 말았다. 비극이 아닌 더불어 살고자 했던 그????피리부는 사나이????가 걸었던 길은 외롭고 힘든 날들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다름 아니다.우리의 통일줄굿이 만들어내는 한가닥 한가닥이 아름다운 음악처럼 풍요롭게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거대한 큰줄로 나아가길 바라는 한바탕 굿거리가 되고자 한다.
연출의도
해마다 3월 3일이면 경남 영산에서는 큰줄땡기기가 열린다.
행사의 규모가 조금씩 줄어들어 요즘은 참가인원 1~2만 명에, 직접 줄을 땡기는 사람이 한쪽 줄에만 2~3천 명 정도라지만, 결코 적지 않은 사람이 줄 하나로 한 해의 신명을 풀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모여드니, 줄을 꼬는 일부터 행렬이 나가고 두 줄이 결합하여 땡겨내는 일까지 쉬운 과정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줄땡기기 현장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애살로 승화시켜, 행렬로 신명을 모으고, 마침내 몰음으로 땡기니, 속세에 화엄의 세계가 있다면 바로 이 곳을 이르는 것이리라.
우리의 소원인 통일도 줄땡기기와 같은 화엄세상으로 오길 소망하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였다.
남과 북의 통일행보에 환영하는 목소리도, 반대하는 목소리도 모두 통일을 바라는 애살에서 비롯된 것일지니, 이 마음들을 지혜롭게 모아낸다면 통일은 신명나게 우리 앞에 몰아치듯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