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우리 사회는 선의와 상식에 기반을 둔 인간성회복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현실과 이상은 우주에 표류하다가 충돌하거나 영원한 광년의 거리를 둔 채 인위적으로 설정된 개념에 머물러 있는 단어로 끝날까?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의 예측과 전망은 겉으로 희망과 기대를 말하면서도 불확실하고 위축일변도의 표현들을 숨기지 않는다. 우선 침체된 경기 등으로 인한 정부, 기업, 개인 모두의 의욕상실은 우리 문제해결의 첫 번째 난관으로 지적되지만, 이를 인식하고 참여하는 주체들이 각기 이기주의와 편가르기에 매몰되어 있는 현상자체가 두 번째 난관이라 할 것이다.
정보의 홍수시대를 살며 이를 시너지로 가공 확산 그리고 재창조하는 자(국가)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에서 몰상식, 몰가치, 몰염치 같은 만연하는 정신력의 족쇄들을 극복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작은 공공 에티켓부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의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정신은 사라진 것일까? 거슬러 올라가 경주 최부자의 실천정신에서 감동과 자부심을 얻을 수 있다. 14대의 4백 년 동안 최부자가 지킨 6가지 덕목을 현 시대상에 접목해 보면, 분수에 맞는 지위, 나눔과 베품이 지속가능한 재산규모, 공정한 거래의 원칙, 개방과 소통, 책임지는 이웃사랑, 스스로의 근검정신 등 요즘의 갑질 행태와 이기심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다. 개개인의 능력과 조건에 맞게 각자 작은 실천의지가 요구되는 시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라도 관심을 가진다면 좀 더 밝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문학의 사회적인 이해와 참여가 필요한 때 특히 시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보다 절실하게 다가가 호흡하고 감정을 끌어가는 주술적인 힘을 지녔다고 본다. 단순히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의 각성을 통한 쌍방향 소통의 수단으로서 서정시의 세계로 진입하고 싶고 그 첫걸음으로 이러한 도전을 시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