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힘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어서 반향을 일으키는 용기있는 글의 효과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이야 말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공감이 되고 울림이 있는 글의 힘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위안을 받고 싶을 때, 일상에서의 변화를 찾고자 할 때 쉽게 손이 가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수필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필을 처음 쓸 때부터 내 글에도 수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늘 낯설게 보기를 염두에 두면서 한 편의 수필로써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수필을 쓰는 동안 오히려 저 자신이 큰 위안을 받았고 그 위안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등단한지 6년이 지나서야 첫 수필집을 꿈꾸는 저는 달팽이 같이 느린 수필가입니다. 그동안 천천히 음미하며 써 모은 글들을 묶어서 한 권의 책으로 엮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