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소외된 일상을 낯선 언어로 형상화한 결과를 독자와 공유
촛불이 어둠을 밝히듯 현재 한국사회에서 문학의 기능은 무엇이며 시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힘들고 어려운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인 등 팍팍한 현실에서 시가 밥이며 희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직한 밥이 되고, 희망이 절망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언제나 문학은 위기였고 불황이었다. 단 한번이라도 그것이 활황이거나 호기였던 시기가 우리에게 있었는가. 애석하게도 읽히지 않는 문학은 불행하다. 소멸하는 것들을 위해 시는 복무해야 한다. 그늘진 소외의 자리에 초라하게 선 이들을 위해 시는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문학의 힘이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힘이 더 강해지며 날카로운 예지가 된다는 것을 시를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 버림받거나 잊히거나 사라지는 것들을 외면해서는 안 되리라. 매순간 시인은 저항의 자세로 삶과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