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생명을 으뜸으로 꼽는 인문학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그 본질에 변함이 없다.
시대가 어떻게 변화더라도 인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는 구조적으로 대단히 복잡하다.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자의든 타의든 복잡한
구조속에서 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버렸다. 숨막히게 복잡한 사회속에서 개개인은 피말리
는 경쟁을 해야하고 그러는 동안 인문학처럼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은 가치절하 되어 구석쪽
에 내밀리는 실정에 이르렀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 급성장한 우리 사회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인
륜을 저버린 온갖 강력범죄와 인명경시가 빚어내는 가치 혼돈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겪고 있
다. 경제적 발전을 최상의 가치로 지향하던 부모 세대들의 땀방울로 이루어진 물질적 부가
곧 절대행복과 인간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식자들은 지금의 혼돈을 풀 수 있는 방안으로 다시 인문학을 강조하고 있다. 문학은 인문
학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인문학은 가시적 경제결실을 눈앞에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도덕과
윤리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가치 혼돈의 확산을 막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개인과 사
회, 국가의 이익을 창출하는 동력을 발휘하게 된다.
문학의 한 종류인 수필의 장점은 길지 않다는 데 있다. 언제나 바쁘고 복잡한 생각을 하
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수필은 가장 가까이 할 수 있는 인문학이다. 앞뒤 줄거리를 애써 기
억하지 않아도 되고 짜투리 시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 읽어도 부담이 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게 수필이다.
독자들에게 부담없이 가볍게 다가갈 수 있는 이러한 수필의 장점을 살려 흔들리는 현대
인들에게 쉽게 다가가며 아울러 정서함양도 고취하려는 의도를 갖고 본 사업은 출발한다.
신청자의 『창작수필집』에 게재될 작품들은 도덕과 윤리의 근간이 비틀거리는 현사회적 현
상을 근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아가 인본주의
회복을 위한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하는 데 바람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