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 정의, 정직, 사랑... 번복
되는 하루 스물 네 시간은 무한하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삶은 유한하다. 유한한 삶에 길
고 짧음이란 변수가 있을 뿐이다. 삶의 변수는 희로애락의 감성으로 다가온다. 기쁘고 즐거
운 감성이야 문제될게 없겠지만 슬픔과 울화의 감성은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옆자리>라는 제목으로 수필집을 내려고 한다. 옆자리는 곧 나의 반쪽을 의미하기도 한다.
옆자리가 든든해서 당당했고 옆자리가 따뜻해서 훈훈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홀
연히 내 옆을 떠나버린 나의 반쪽 때문에 시려오는 옆구리의 온기를 무엇으로 감싸볼 수 있
을까. 무너져 내리는 감성을 어떻게 추스를 수 있을 것인가.
살아생전에 내 수필의 첫 독자가 되어주고 멘토이던 그 이. 다시 한편 한편의 수필을 쓰면
서 먹먹한 마음을, 흐르는 눈물을, 솟구치는 그리움을 견디어내며 시린 옆구리를 쓰다듬어
본다.
수필이 있어 무너져 내리는 감성을 견뎌낼 수 있었나보다. 수필이 있어 나를 다시 사랑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도 수필은 나를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