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무용단 제9회 정기공연 작품으로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토속적인 민속춤과 토착적인 소리를 무대화해 문둥이들의 소외된 삶과 숨은 신명을 표현한 작품이다.
1981년 부산에서 초연을 한 이후, 이듬해 10월 16일에는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해 지역춤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부산 동래 지역의 토속적인 몸짓인 두꺼비 춤, 도굿대춤, 보릿대춤, 그리고 토착적인 소리인 농, 물사구, 사장구 설쇠, 장타령(각설이타령) 등과 한국 신무용을 적절하게 섞어 전통의 창조적 계승과 무대적 양식화를 꾀하였다.
천형의 마을, 문둥이 마을. 하늘을 우러러도, 인간 세상을 보아도 이들은 소외당하고 버림받은 운명의 죄인들. 그들에게 오직 한 가닥 남겨진 삶은, 피맺힌 외침과 본능의 진한 통곡으로 점철되어 한을 지닌 세상을 그저 묵묵히 견디는 것. 일상적인 풍습과는 다른 문둥이들의 운명적인 결혼풍습을 통해 이들의 애환과 고통, 꿈과 희망, 신명을 표현하며 숨은 인간의 본능을 반추하게 한 작품이다.
보잘 것 없는 몸짓으로 치부되던 동래 지역의 토속적인 몸짓을 무대언어로 살려내어 신무용과 접목함으로써 한국춤 창작의 새로운 방법을 최초로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참고 문헌]
강이문, 「안무가로서의 위치를 굳혀준 공연」『춤』지 1981년 12월호.
김순, 「부산예술단체 봄채비」,부산일보, 1982년 2월 11일.
김유경, 「새로운 실험 분위기」, 경향신문, 1982년 10월 24일.
김순, 「투시, 부산문화 ‘82」, 부산일보, 1982년 12월 18일.
홍찬식, 「지방 무용인들 서울공연 러시」, 동아일보, 1982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