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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두호 시집

문화예술작품 문학예술작품 시/시조

NO.APD201최종업데이트:2010.03.17

자료등록 : (재)부산문화재단 본 내용은 등록자에 의해 작성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프로필

  • 제·작자 하두호 [시/시조]
  • 작품제목 하두호 시집
  • 작품장르 문화예술작품 > 문학예술작품 > 시/시조
  • 발표일 1993. 8.20.
  • 발표주체 550

작품설명

  • <초기 시> 중에서

    산도화

    하늘빛이 갈앉으면 산 빛 언덕으로
    흰빛이 되고 가다 가다 갓 피운
    물빛이 출렁이면 너의 홍조
    보랏빛이 되는
    오늘도 이슬에 젖어
    그런 빛으로 태어난 잊었던 산길을 타나가면
    산도화야 호올로 옷 벗는
    산도화야
    버들 빛 숨쉬는

    <중기 시> 중에서

    교 감
    ㅡ질서 초상에 갔다가ㅡ

    초상집에 갔다가 남의 옷을 껴입었다 내 모르는 일을 남도 모르고
    그것도 내 옷 위에 남의 옷을, 남 모르는 일을, 남 모르는 일을,
    내 옷 찾아 입고 여벌의 남의 옷을, 아마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신도 모르지

    차에서는 몰랐는데 코트를 벗고 입 밖에 못 낼 일을 입안에 접어 두어도
    내려서야 알았다 한참 가다가 혼자 마른 홍어 씹다가 짜구난 어금니,
    오지랖 내려보고 알았다 시린 볼만 얼얼해

    아무리 생각해도 아마도
    저고리 위에 또 하나 있는 그 웃옷 안 수첩의 상주ㅡ
    남의 저고리 생전에 술 한 잔 같이 못해 아쉬워 한
    왜 그랬을까 왜 그래T을까.... 내 곡(哭) 업은 즈이애비
    예까지 또 보낸 용의(用意).....

    <후기 시> 중에서

    羽 化
    깃털 뽑은 닭살처럼 그리하여 불에 불이 달면
    옷장 앞에 선 목살에도 힘이 솟아,
    운신하는 폭만큼 만한 팽이채 잡은 것도 나
    나를 보는 말은, 도는 것도 나,
    그 노불레스 오블리제 나는 그것을
    ‘산다는 것은 운동이다’였다. 내가 나보다 앞서가는 섬광이라 할 것이다.
    나는 밥을 먹으러 갈 것이고 나는 그것을 문턱을 넘어
    전철을 탈 것이고 저 한길을 걸어가는 오뚜기라 할 것 이다.
    누구를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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