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조는 민속음악에 뿌리를 둔 대표적인 기악 독주 형식으로 시나위와 판소리의 가락을 일정한 리듬의 틀에 넣어 연주하는 즉흥성을 띤 음악이다. 산조는 선율악기 연주자가 장구나 북 장단을 곁들여 4-6개의 악장을 약 50분내외의 긴 시간동안 연주하는데 처음에는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빠르게 진행된다. 가야금산조는 다른 악기의 산조보다 먼저 만들어졌으며 여러 유파가 형성되었다. 특히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는 이들과 다른 여러 가지 특별함 때문에 단연 돋보인다. 이 산조를 짠 강태홍(1893?1957)은 당대를 풍미했던 명인 중의 명인이었고, 그가 전하는 음악은 매우 까다롭고 독특하다.
강태홍류 가야금산조의 특징은 산조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계면조를 줄이고, 우조와 강산제를 많이 끌어들임으로써 담백하면서도 남자답고, 호쾌하면서도 꿋꿋한 느낌을 준다. 또한 농현을 매우 절제하거나 의도적으로 생략하고 있다. 줄을 개방하지 않고 막으면서 소리를 내는 수법이 많은 점, 꺾는 목을 퇴성으로 처리하고 미는 수법을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장단의 짜임새는 난해하고 탈형식적인 엇박이 많다.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는 오늘날 산조음악 중에서도 고도로 세련되고 기교있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