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는 연극쟁이들에 대한 연극이다.
세기말을 살아가는 러시아의 연극인들이 연극에 대한 토론을 하며 연극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거나 계속 그 속에 머물고 싶어한다.
인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예술이란 무엇인가? 누가 예술가인가?”라는 논쟁에 참여하고 있으며, 열띤 토론을 하지만 정작 주된 관심사인 상대방의 삶과 행복에는 무관심한 듯하다.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삶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나를, 너를, 그리고 우리를 얼마나 이해하려고 하는가?
안톤 체홉의 <갈매기>의 연출을 통해 연극이 되었던, 삶이 되었던 간에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에 대해, 그 사람들이 앓는 마음의 병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자문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연출방법으로는 희곡의 배경이 되는 호수와 모티브인 갈매기의 상징성을 시각화하고, 이질화 되어버린 인물들의 관심사와 삶의 궤적을 건축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관객들이 보다 쉽고 흥미롭게 작품을 즐기는 사이에 인간관계에서 공감과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 지 자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