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우리는 ‘태어나서 죽는다’는 명백한 인간의 조건으로부터 진실로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이러한 작가의 고민에서부터 출발하였다. ‘나는 죽는다’는 인류에게 가장 명백하고 평등한 진실 중 하나이다. 역설적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죽는다’는 진실을 정면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119와 119 옆에 위치한 낙원빌딩에서 생활하고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은 기를 써서 죽고 싶어 하고, 기를 써서 살고 싶어 하고, 기를 써서 누군가를 살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죽음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다는 인간적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작품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죽음에 대한 소망과 삶을 대하는 태도들, 그리고 자신의 또는 타인의 죽음에 대한 기억들의 병치가 관객들과 소통하는 극적 장치이다. <119 옆 낙원빌딩> 공연을 통해 예술적 방식으로 ‘죽음’을 사유해 보는 의미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프로그램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일상적 풍경 속에 담아내는 연극이다. 인간의 실존에 관한 주제를 섬세한 일상적 연기와 속도감 있는 흐름으로 연출함으로써, 예술적 가치와 대중적인 소통을 함께 성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