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한국현대 명작 최인훈 작품의 재발견
- "광장" 등 소설가로, 전후 최대의 문제 작가로 먼저 세상에 알려진 최인훈은 그 스스로 소설가가 아닌 희곡작가라는 이름으로 남길 원했다. 수많은 연구자가 그의 희곡을 연구한 논문을 내놓았다. 국립극단이 주도하여 최인훈 희곡들을 무대에 올렸음에도 아직 한국의 희곡작가 최인훈을 기억하지 못한다. 이에 우리는 시극이라 불리는 문학성, 설화를 바탕으로 쏟아내는 연극성, 표현주의극, 서사극, 상징극, 초현실주의극, 잔혹극 적 측면에서도 해석이 가능한 그의 작품들을 연구하며,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최인훈 시리즈의 레퍼토리화
- 우리는 이미 최인훈의 희곡 <봄이 오면 산에 들에>라는 작품을 공연한 바 있다. 이에 2023년에는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라는 작품으로 두 번째 시리즈를 이어가고자한다.
*관객의 저변 확대와 유통망 확대
- 우수한 작품을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관객 또한 망설이지 않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 연극을 하는 예술가라면 희곡이 가진 힘을 잘 알고 있다. 최인훈 희곡을 공연한다는 사실은 이와 같은 선순환을 보장한다. 좋은 희곡과 좋은 작품은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고, 나아가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였다.
*최인훈 시리지의 지역 연극으로서 자산화
- 그의 처녀작 "두만강"을 집필한 곳이 부산이다. 월남 작가로 살다 간 최인훈은 연고가 없기 때문에 한국 희곡의 틀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음에도 역사의 그림자로 묻혀가고 있는 것 같다. 본 극단은 그의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 그의 희곡을 레퍼토리화 하고 부산지역의 연극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옛날옛적에 훠어이 훠이>에서 아기장수의 엄마와 노파가 부르는 자장가는 권력의 미시적 기능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의 핵심적인 요소다. 우리는 잘못된 제도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권력의 미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세뇌된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의 마지막 장면, 마을 사람들이 춤추는 장면은 그런 우리 자신을 생각하게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 작품의 핵심은 불쌍한 애기장수의 가족에 대한 연민이 절대 아니다. 그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권력과 민중들의 관계다. 그것은 권력자의 명령에 순응할 것을 자신도 모르게 강요하고 있는, 권력의 미시적 수행자가 되어 버린 우리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