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 작업을 하던 중 층간소음 때문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들려오는 소리에 의존하여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추측해 보지만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벽을 사이에 두고 나눠진 공간은 같은 시간대와 공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생경한 느낌을 받았고 무력감과 단절감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머무는 현실은 외부세계와 연 동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바깥의 공간은 불안하고 알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바깥이라는 공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해보고 싶었다. 바깥이라 는 공간이 나와 단절된 외부의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자신의 주체 바깥으로 유도하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고자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