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고래는 현실의 생명체이면서 동시에 신화적 존재처럼 등장한다.
작품 속 고래는 중력을 벗어난 채 기하학적 구조물 위에 몸을 기대고 있으며, 눈앞에는 마치 또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원형의 문이 떠 있다. 제목 Hula는 반복적인 회전과 리듬, 그리고 유희의 감각을 떠올리게 하며, 화면 전체를 하나의 몽환적 움직임 속으로 이끈다.
깊은 우주의 배경은 무한한 공간과 인간 인식 너머의 세계를 상징하고, 그 안을 떠다니는 고래는 자유와 초월의 이미지를 품는다. 동시에 현실에서는 거대한 몸으로 바다를 살아가는 존재가 이곳에서는 중력을 잃은 채 부유하며, 생태적 존재와 상상의 세계가 교차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고래 앞의 원형 오브제는 행성, 차원, 혹은 인간이 끝없이 추구하는 이상적 세계처럼 보인다. 닿을 듯 가까이 있지만 완전히 도달할 수 없는 거리감은 욕망과 동경의 구조를 암시하며, 화면 속 긴장감을 형성한다. 또한 하단의 단단한 기하학 구조는 현실과 문명의 기반을 상징하는 반면, 그 위의 고래는 그 질서를 벗어나려는 상상력의 움직임처럼 읽힌다.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 자연과 인공, 무게와 부유감 사이의 충돌을 통해 인간 내면의 자유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우주를 헤엄치는 고래는 결국 우리가 잊고 있던 감각과 순수한 상상의 가능성을 다시 환기시키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