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문공부가 문예창작 활동지원책의 하나로 이천만원의 보조금을 걸고 문학, 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모집한 예술작품 가운데 선정된 작품. 무용부문에서는 산하억만년과 함께 <수로부인>(강선영), <소품 6작품> (김천흥)이 같이 선정되었다. 무용평론가 강이문이 대본을 쓰고, 한국창작무용회의의 대표 정막(부산대 공대 교수)가 기획과 연출을 맡았으며, 김기전, 정병호의 안무와 함께 부산 한성여대 체육무용과 학생 13명, 대구 발레 아카데미 연구반 23명이 출연했다.
제1부 <콤퍼지션5>(김기전 안무)은 “현대과학의 앵글을 통해 인간의 감각에 도전하는 작가의 미의식을 새로운 메소드로 형상화하고 있는데 정형성에의 복귀 또는 정형화의 염려가 약간 엿보였다”. 제2부 <산하억만년>은 “인간의 상황을 집요하게 추구해가면서 현대무용의 방법론에 있어서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더욱이 발레가 가지고 있는 문학성을 배제했으면서도 대화와 드라마를 곁들인 이 작품은 안무가 정병호의 충분한 가능성을 다짐해주었다.”
이 공연은 부산과 대구의 유능한 무용가들이 부산과 대구, 서울을 오가며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 지역의 한국 현대무용의 발전 가능성을 저울질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서울과 대구에서 열린 이 공연이 도화선이 되어 부산에서도 무용예술의 현대성이 움트기 시작했다.
“제자리 잡은 현대무용”이라는 평가와 함께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확인시켜준 공연으로 한국 무용계의 새로운 희망을 안긴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첫째, 아직도 교내의 행사무용이나 무용교육방법론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의 현대무용을 훌륭한 무대예술로 승격시킴으로써 한국무용계에 새로운 영역을 확립했다. 둘째, 예술의 지방적 낙후 현상을 쉽게 극복하고 전국적 수준에 당당히 올라섰다.
[참고 문헌]
김경옥, 「제자리 잡은 현대무용」, 동아일보, 1970년 4월 29일.
「창작지원작품 산하억만년 공연」, 경향신문, 1970년 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