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다섯 살 나이에 버려져 13년만에 집에 돌아오는 '까마귀' 아이와 그를 기쁨과 두려움이 뒤섞인 가운데 맞아들이는 가족의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소년원에 가는 대신 신원조회 과정에서 찾게 된 부모를 만나게 된 아이는 부모형제와의 대면 초기에 행복함을 가장한다.
부모형제 또한 그와의 재회를 조심스러우면서도 큰 기쁨으로 느낀다. 그러나 13년간 아이가 몸담았던 곳은 철저히 이 세계의 바깥이었다. 부모 품에서 떨어진 후 아이에게는 도벽이 생기고 누구나 그를 '까마귀'라고 기피했다.
제 집을 다시 찾은 아이는 부모형제의 '위선적' 태도에 노골적으로 역겨움을 나타내며 비참했던 과거를 무기 삼아 가족의 죄의식을 건드린다. 그를 따뜻하게 대하려던 가족의 태도도 한계를 드러낸다. 그러나 "왜 나를 버렸느냐"고 대드는 막내에게 결국 아버지는 영원히 가슴 속에서만 담아두려 했던 막내를 버릴 때의 상황을 고백하게 된다. 그리곤 무릎을 꿇는다.
겉으로만 공격적이었지 실제로는 마음이 여린 아이에게는 거리를 헤맬 때의 아픔이 도진다. 집에 다시 돌아온 만큼 이제는 자신이 '까마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아이는 이 집에서 여전히 자신 때문에 없던 문제와 갈등이 불거지는 등 결국 '까마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의식 속에 고통스러워하며 집을 나간다. '버려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감으로써 이 집안의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제거하는 길을 택한다. 불과 18세의 막내가 택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