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재단 전자아카이브

작품설명

• 흔들리는 세상에서 자신의 의지와 곧은 고집으로 한평생을 춤의 혼과 정신을 지키며 고고히 살다가신 스승 박외선 선생님의 삶을 조명해본다.
  
  흔들리지 않는 대가 있을까마는 대숲을 보고 있으면 쭉쭉 뻗은 소리의 뼈들이 흔들인다. 어떤 소리의 뼈는 내공이 약해 잎을 흔든다. 그러나 잎들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흔든다. 꺾일지언정 휘지않는다는 대나무의 신념들이 서로를 흔들리지 않는다.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용맹전진의 하늘을 향해 소리의 뼈를 쌓아가는 푸른 수사들의 옆구리를 찌르면 파도소리 날린다. 살다보면 흔들리기도 꺾이기도 하는 것이 세상, 대숲을 보고 있으면 대들은 바람에 흔드는 것이지 대나무 스스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누가 흔들어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대나무, 텅 비어 있어서 누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대나무, 텅 비어 있어서 누가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대숲에 사는 청설모, 다람쥐들도 이 숲에 사는 지혜를 알고 있다. 댓잎 하나 흔들지 않고 대마디를 타고 올라간다. 수없이 흔들리는 내 속에 가득한 대숲, 누가 들어와 사는지 잠시도 쉬지 않고 흔든다. 까닭도 모르고 정신없이 흔들리는 지친 소리들이 쌓여간다.

주요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