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우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모티프로 재해석한 역사 부조리극 <대숲에는 言이 산다>는 어두운 정치 현실을 우의적 기법으로 풀어낸 해학 풍자극이기도 하다.
어느 날 북두장이는 꿈속에서 경문왕을 만난다. 꿈 속에서 나타난 경문왕은 당나귀처럼 큰 귀가 부끄러워 북두로 그 귀를 감추고 싶다고 한다. 잠에서 깨어난 북두장이에게 금군수장이 부하를 거느리고 나타나고, 북두장이를 궁으로 데려간다. 그렇게 경문왕을 만나게 된 북두장이.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라 일반사람의 귀처럼 크지도 작지도 않은 보기 좋을 만큼 알맞은 크기의 귀라는 걸 알게 된다. 이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범교사와 금군대장은 음모를 꾸미게 되고, 북두장이의 아들을 볼모로 내세워 거짓으로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문을 내게 만든다. 그러던 중 경문왕이 죽고 반란군에 의해 북두장이마저 목숨을 잃게 된다.
연출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볼 때, 임금은 백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낀다며 이 작품을 통해 연극의 특성을 살려 해학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