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0년대 불교신문 최초 여기자 출신으로, 유치진 선생의 추전으로 문단에 데뷔한 작가 김숙현. 그는 국내 여성극작가 1세대로서 연극계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외줄 위의 분장사>는 김숙현의 첫 희곡집으로 1969년 국립극장에서 장기공연 되었던 <바벨탑 무너지다>를 비롯 그동안 발표해왔던 20여 편의 작품 중 <외줄 위의 분장사>, <표류민>, <길>, <혼이라도 빼드리죠>, <검은 첼리스트> 등의 12편만을 정리하여 묶었다. 김숙현은 광대, 인삼 가꾸는 사람들, 맹인 등 특수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끌어 와 그들에 대한 애정과 이해, 지식을 담은 작품들을 굵고 박진감 있게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1984년 두 번째 희곡집 <바이올렛 왈츠> 출간.
희곡집에 수록 된 <못 찾겠다 꾀꼬리>로 제2회 한국희곡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미와 모과>로는 자매의 모습을 통해 혈육의 갈등을, 어느 독립 투사의 회고담에서 모티프를 얻은 <11월의 戀歌> 등 총 12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김숙현은 두 번째 희곡집을 통해 여성주의 의식을 드러내며 남녀 간의 문제, 가정에서의 여성 자아의 위기 등, 여자의 고독과 아픔을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체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두 번째 희곡집 이후 15년 만에 출간 된 세 번째 희곡집 <새는 동굴에서 울지 않는다>.
<나팔소리는 계속 되고>, <새는 동굴에서 울지 않는다>는 정치인을 가장으로 둔 가정, 그 권세의 허상 아래 희생되는 두 여인을 모티브로 한 연작 형식의 작품이다. <젊은 왕자의 무덤>은 1988년 제3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고 <첩첩멀미>는 수상 기념으로 집필한 작품이다. <얼어붙은 입>은 요절한 재일교포 작가 김학영의 삶을 재구성 한 것으로 본인 스스로도 ‘이채로운 작업이었다’ 밝힌다. 또 <환하여 환하여>로 제25회 부산연극제에 참가하였다. 희곡집에는 총 11편의 작품을 실었다.
김숙현은 '작가의 말'에서 "비인간화에의 거부, 우리를 받쳐주었던 젊음이나 권세, 돈 등이 멀어진 후에도 인간답게 의연히 버틸 수 있는 인간존재의 의미를 추적하는 일 등은 내 영원한 문학적 화두다."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