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바람 부는 날에>는 남해안 작은 섬에서 사이비종교, 적조현상, 유조선기름유출 등의 피해가 덮치면서 섬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다는 이야기로 사람 간의 순수한 심성, 사랑, 환경보존의 중요함을 주제의식으로 갖는다. 또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이 자연과 인간의 윤리가 이미 파괴될 대로 파괴돼 있어서 이제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정남 연출은 이러한 극적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사실적 공간을 장치해 그 속에 살아가는 인물들을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대중가요 및 일상적 몸짓의 놀이적 연극의 혼합으로-제시한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남해의 외딴섬 수리도 축양장을 개장하는 축하잔치가 열리고, 할매는 손녀딸 향아를 교주의 양녀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어느덧 3년이 흘러 사교주가 양딸인 향아를 겁탈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날로 번창하던 수리섬에 재앙이 닥치기 시작한다. 남해안 일대는 물론 섬 주위에 적조현상이 확산되고 이로인해 전씨의 양식장은 망하고 만다. 황사장은 적조피해 보상금을 갈취해서 도망을 가고, 유조선이 침몰해 엄청난 기름띠가 섬을 뒤덮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운행해 오던 연락선까지 부도로 문을 닫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수리섬을 떠나야 할 귀로게 서게 된다. 선착장에서 놀던 향아는 기름에 미끄러져 바다에 빠져 죽고 섬사람들이 모두 떠난 수리섬의 정상에는 할매의 울부짓음이 메아리친다.
<샛바람 부는 날에>는 공연양식, 극적 템포, 배우들간의 연기대응관계가 다른 작품들보다 뛰어나고 전제적인 완성도가 높았으며, 비교적 관객들에게 내용전달이 잘 이루어져 호응이 높았던 점이 높이 평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