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부터 노동자들과 함께 야학과 교회, YMCA에서 문화교육과 문화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노동자들의 삶을 보다 진지하게 바라보고, 보다 더 깊이 있게 그려 내고자, 87년 놀이패 ‘일터’라는 이름으로 창단을 하였다. 특히 전통연희방식과 현대음악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일터’의 마당극 공연은, 이 시대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어내는 데 있어서 빼어난 리얼리티와 가슴 먹먹한 감동을 보여 주고 있다.
삼미금속 노동자들은 식판투쟁, 옷 뒤집어 입기, 그리고 가족들의 동참 등 기발한 투쟁 전술로 임투를 승리로 이끈다. 그런데 위원장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힘든 임투를 겨우 마무리 한 조합원들, 투쟁이 망설여진다. 위원장 부인의 간곡한 호소와 간부들의 설득으로 다시 투쟁을 시작하는데, 공권력이 회사를 포위한 상황에서 죽음으로 항전할 결사대가 조직된다.
이영미는 부산의 작은 소극장에서 본 <흩어지면 죽는다>가 부산에서 처음 본 노동연극이었을 뿐 아니라, 서울의 아기자기한 경공업 분위기의 노동연극과 확실한 차별성을 갖는 경향이었다고 회고한다. 또, 신뢰가 가는 뚝심까지 더해진 이 작품을 우리 민족극계의 또 하나의 중요한 경향으로 소개해도 좋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