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신화 중 죽은 사람의 영혼을 데리러 온 강림차사와 우리의 전통신앙 중 가신신앙을 축으로 만들어진 귀신들의 이야기이며, 한국인의 내세관과 죽음관을 토대로 전통연희 양식의 기본원리에 입각한 <환생신화>.
어미는 노환으로 누워 있고 집안에 기거하는 잡신들이 어미를 괴롭힌다. 죽음을 앞둔 어미에게 저승의 강림차사가 영혼을 거두러 찾아온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의 제삿날 한 자리에 모인 자식들은 제사 준비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의 머릿속은 아버지가 남긴 재산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져가려는 욕심으로 가득하다. 이들 뒤로 방 한쪽 구석에 어미가 노환으로 누워있다. 어미는 꿈 속에서 저승사자를 만나 저승 구경을 하다가 먼 발치에서 죽은 남편을 만난다. 어미가 저승사자를 만나는 동안 자식들은 어미 명의로 된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어미의 유언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급기야 유언장을 위조하는 일이 벌어지고 딸 양현은 몰래 유언장을 써 어미에게 준다. 강림차사는 자신들의 도움을 받아 어미의 집으로 들어가고 어미의 죽음을 기다린다. 차남 양정은 형님 내외를 이간질 해 형님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 자식들이 돈에 눈이 멀어 있을 때 어미는 홀로 숨을 거둔다. 어미의 장례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재산을 둘러싼 갈등은 그치지 않는다. 저승사자와 함께 저승길로 가던 어미는 이런 자식들을 보고 환생시켜 달라며 부탁한다.
<환생신화>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을 가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무대 위에 극적으로 잘 표현하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전통연희의 기본원리인 풍자와 익살 등의 골계미를 최대한 살려 현대적 무대화를 통해 한국의 정서적 문화를 새롭게 표현하고자 노력한 점이 돋보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