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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죽음의 형식 - 극단 연희단거리패

문화예술작품 공연예술작품 연극 창작극

NO.APD3579최종업데이트:2013.09.26

자료등록 : (재)부산문화재단 본 내용은 등록자에 의해 작성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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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제목 오구, 죽음의 형식 - 극단 연희단거리패
  • 작품장르 문화예술작품 > 공연예술작품 > 연극 > 창작극
  • 발표일 1990. 2. 3 - 3. 4
  • 발표매체 가마골 소극장
  • 발표주체 638

작품설명

  • 연출 이윤택
    배우 남미정, 박은홍, 정동숙, 배미향, 문원영, 정철민, 이경동, 김경룡, 이상용, 김혜민,
    이현숙, 이유리, 이지하, 박월환, 윤종식, 김학철, 정찬우, 박수영, 정수철, 김현화,
    김경민, 오달수, 김홍식, 박원식

    1989년 10월 서울연극제에 채윤일 연출로 극단 쎄실이 공연하였다.

    1경 노모의 꿈 속 풍경 (마임극) 낮잠 든 노모의 꿈속에 온갖 저승 풍경들과 죽은 남편의 혼령이 나타나고 급기야 저승사자까지 나타나 노모를 혼비백산 깨어나게 한다. 2경 어머니와 아들 (만담) 노모는 아들을 불러 저승 갈 준비를 해야겠단다. 아들은 “또 그 소리…” 하면서 노모의 습관적인 죽음 타령을 무시하려 한다. 그러나 노모는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산 오구굿 한판 벌여 달라 떼를 쓰고, 미신이니 후레자식이니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굿판을 벌이는데… 3경 나 갈란다(굿판) 무당 석출이 무녀들을 월급 주고 데려와 시대에 맞게 일상적이고 흥겹게 굿판을 열고 노모 가족과 동네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흥을 돋구는 중, 노모는 “나 갈란다” 화두처럼 한마디 남기고 쓰러진다. 4경 염(죽음에 대한 거리두기) 이 장은 죽음을 物化시키는 과정으로, 계승되고 있는 염습전통과 초상집 꾸미기를 무대에서 재현시키는 장면이다. 일반적으로 무섭고 꺼림칙하다고 생각되는 습속인데 무대 위에서 계산된 거리를 두고 진행시켜 보면 상당히 재미있고 의미 있는 코미디가 된다.
    5경 초상집(일상의 연극) 곡을 하고 조문을 받고 밤을 새우면서 벌어지는 일반적 초상집 풍경을 무대 위에 재구성했다. 이 또한 면밀한 관찰과 계산된 거리 두기로 구성하면 삶의 역동성을 창출하는 코미디가 된다. 6경 저승사자(환상의 연극) 저승의 막연한 이미지를 일상화법으로 끌어 내렸다. 저승사자들이 구체적 모습으로 초상집에 당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산자들과 인사하고, 촌지도 받고, 유산 상속 싸움에 죽은 노모를 일으켜 시시비비까지 가려 준다. 7경 산 자을 위하여 초상집은 밤이 깊어 갈수록 삶의 냄새, 소리, 빛깔로 두드러진다. 화투판은 개판으로 치닫고 과수댁과 저승사자가 눈이 맞아 숯불 같은 정사를 벌이고 손녀딸과 꼬마 저승사자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대한 문답을 벌인다. 각 장면 독립의 풍경을 석출의 창과 사설이 일관성을 지니면서 이끌어 간다. 그리하여 새벽 닭이 우는 시각 산자들의 싱싱하고 힘찬 배웅을 받으며 노모는 먼 길을 떠난다.

    오구굿 중에 늙은 어미가 죽으면서 산 오구 굿판은 초상집으로 변한다. 남편 없이 평생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만 한 노모가 죽음을 앞에 놓고 하는 푸념은 마음 아프지만 노모의 코믹스런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재미를 더했다. 죽음을 맞이한 후 전통장례 의식조차 코믹하게 보여줌으로써 연극 속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거리감을 없앴다. 이것이 한국적 해학, 마음의 한을 해학으로 승화한 것이다. 또한 죽음과 그 죽음 이후의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의 생생함을 보여준다. 죽음을 잊고 슬픔과 고통과 공포를 춤과 노래와 웃음으로 극복하려는 것이 우리네 삶이고 한국적인 낙천성이다. <오구>는 저승세계에 대한 막연한 우리의 생각과 형태를 무대에서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저승은 관념적인 세계가 아니라 죽음을 거쳐 이승과 자연스럽게 이어진 또 하나의 세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