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뱅기>는 희곡의 완성도와 형식적 실험의 연출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이후 여러 연출가들에 의해 재공연 되는 등 극단 열린무대의 대표 레퍼토리로 꼽힌다.
어머니는 어린 두 남매를 보육 기관에 위탁할 처지가 못 되어 매일 두 남매를 방에 가두다시피 하고 공장으로 출근한다. 두 남매는 어머니의 출근 이후 반복되는 무료함과 배고픔, 가난과 소외의 외로움을 잊기 위해 종이뱅기 놀이를 한다. 두 남매의 놀이는 성냥불 놀이까지 가게 되고, 결국 두 남매는 화염에 휩싸이는 사글셋방에 갇혀 현실의 끔찍한 희생물이 되고 만다.
김문홍은 이 작품을 들어 폐쇄된 공강인 방 안에서 여러 소품을 매개로 하여 이루어지는 두 남매의 일상적인 사실적 연기와 바깥(공장, 전동차 안, 거리) 공간에서의 생략과 압축으로서의 비사실적 연기, 그리고 텔레비전 화면(요리, 쇼, 강도 사건)으로 나타나는 양식화된 연기 등은 사실과 실험이라는 이질적인 요소의 충돌에 의해 우리 시대의 병리적인 사회 구조를 무난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