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바람 부는 날에’는 부산 지역 극단 맥의 대표인 김경화가 창작한 희곡이며, 바다 오염으로 생존의 터를 잃은 어민들의 비극적인 생활을 담고 있다. 극단 맥이 제작하고 상임 연출인 이정남이 연출하여, 1996년 4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린 부산 연극제 경연 부문에 참가하여 부산 시민 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였다. 부산 연극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개인상으로 연출상을 수상하였으며, 뒤이어 부산 지역 대표로 전국 연극제에 참가하여 단체 장려상과 희곡상을 수상하였다. 1998년 12월 20일 김경화의 세 번째 희곡집 ‘샛바람 부는 날에’가 간행되었다.
제1장[발단]에서는 양식업자 전달근의 축양장 개업식이 열리는 장면이 나온다. 제2장[전개]에서는 적조 현상이 예보되고 섬에 재앙이 덮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다. 제3장[전개]에서는 태풍의 내습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며 자연 재해의 시작을 알린다. 제4장[절정]에서는 적조가 덮치면 축양장이 망할 것이라는 사실과 황사장의 계략이 나온다.
제5장[반전]에서는 교주에게 성폭행 당한 섬 소녀 향아의 슬픔과 할미의 분노가 나온다. 제6장[하강]에서는 적조로 인해 황폐해진 축양장 유조선 침몰로 기름이 섬을 덮친다. 제7장[대단원]에서는 낚시하다 물에 빠진 향아, 적조와 기름으로 초토화된 섬이 그려진다.
할매는 교주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어류 양식을 하는 축양장을 개장하는 마을 사람들의 축하 잔치에서 손녀 향아를 교주에게 양녀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날 밤 축양장 개장을 축하하며 마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와중에 근처 바닷물에 적조가 퍼진 것을 파주댁이 황 사장에게 이야기한다.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양식장이 번창하여 개장 3주년 축하연이 열리고 양식장 전 사장이 마을 사람들에게 금일봉을 돌린다. 면사무소 배 서기가 나타나 근처 바닷가에 적조가 퍼진 사실과 태풍이 온다는 것을 파주댁에게 알린다. 그 날 밤 비바람과 함께 태풍이 거세지고 교주는 향아를 겁탈한다. 교주는 향아의 오빠 구복에게 쫓기어 도망을 간다. 향아는 할매의 품에 안기어 잠을 자고, 교주와 황 사장은 할매에게 돈을 주며 사건을 무마하려고 한다.
수리섬에 적조가 밀려오고 황 사장은 전 사장에게 적조 피해 보상금 신청서를 받아 가지고 면사무소로 떠난다. 수리섬 앞바다에 유조선이 침몰해 기름띠가 바다를 뒤덮고 사기 전과 5범인 황 사장은 보상금을 가지고 도망간다. 향아는 선착장에 낚싯대를 드리우다가 발이 미끄러져 바다에 빠져 죽고, 구복과 할매의 울부짖음이 메아리친다.
생존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려는 기성세대와 이를 벗어나 새로운 꿈을 추구하려는 젊은 세대의 갈등, 그리고 바다의 오염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어민들의 비극적 생활상을 그린 사실주의 작품이다. 환경 생태 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한 가정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인물들의 비극적 생애와 병치시킨 작품이다.
부산 지역 작가의 창작 희곡으로 전국 연극제에 참가하여 희곡상을 수상함으로써 지역 창작극의 활성화를 주도하였다. 사실주의 극이지만 정통적 기법을 벗어난 무대 구성의 독창성으로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